7대경관 제주 행정전화료 200억? 400억?

제주도 공무원들이 7대경관 중복투표에 사용한 행정전화 요금을 놓고 한 쪽에서는 200억이다, 다른 쪽에서는 400억이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애매~ 하시죠? 제가 딱 정해드립니다.

지난 1월 25일 추적60분 방송분에서 제주도청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문건의 두 페이지가 공개되었습니다: (1) [세계7대 자연경관선정 (행정)전화투표 건수] & (2) [주간실적분석]. 4월부터 9월 셋째주까지의 매주 마다의 행정전화투표 건수와 함께 9월 말일까지의 총 투표수가 나와 있습니다. 간략히 행정전화 투표 동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 범국민 추진위(정운찬 위원장)/범도민 추진위가(부만근 위원장) 발족한 것은 재작년 12월과 작년 1월경이고 본격적인 투표는 그 이후 개시되었습니다.
B. 그러나, 작년 상반기까지의 6개월간 총 누적 투표 행전전화투표 건수는 1천만건에 못 미칩니다. (정확히는 9,903,593)
C. 이후 7월 한달과 8월 첫째주의 5주동안 그 이전 6개월치의 투표가 더해집니다. 누계가 2천만건에 육박합니다.
D. 8월 둘째주와 셋째주, 단 2주동안 또 1천만건의 투표가 더해져 누계 3천만건이 넘어섭니다.
E. 그 이후 부터는 매주 8백만건에서 1천4백만건까지가 더해지고, 9월 말까지의 누계 행정전화 투표건수는 1억 8백만건이 됩니다.

천만건 단위로 보자면 처음 1천만건을 달성하는데 6개월이 걸렸고, 거기에서 2천만건이 되는데는 겨우 5주 걸렸고, 누계 3천만건이 되는데는 8월 중순동안 2주 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그 이후부터는 거의 매주 1천만건에 육박하거나 1천4백만건에 달하는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인 속도와 증가추세가 관찰됩니다. 이것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두색 선은 총 누계 투표수이고 붉은색 선은 주별 투표수를 나타냅니다.

그림에서도 6월~7월까지는 행정전화 투표건수가 저조하다가 연두색 그래프가 7월중순경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고 8월부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위로 치솟고 있습니다. 그런데, 9월 셋째주까지는 주별 총 투표수가 공개되었고 9월말까지의 투표수도 이미 지난 가을 한겨레 신문의 보도를 통해 공개가 되었기 때문에 9월 마지막주의 투표수는 거의 정확하게 추정을 할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 11월 11일 투표 마감까지 얼마나 많은 행정전화투표가 이뤄졌는지는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주별 투표수가 공개되었기 때문에 유추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공개된 자료의 마지막 한달치 투표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 KBS <추적60분>에서 공개한 문건에는 8월 5째주 자료가 누락되어 있고, 위 그래프에서는 8월4째주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투표 마감이 임박해 오면서 이런 엄청난 수준의 행정전화 투표건수가 더 늘었으며 늘었지, 줄어들었을리는 만무합니다. 따라서 공개된 마지막 주의 투표수 그대로를 10월과 11월 첫째주까지의 투표수로 가정하고 계산을 해보면, 총 투표건수는 1억8천만건에 달하게 됩니다. 위 그래프의 연두색 선이 9월 이후 점선으로 표시된 것은 이런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의 그래프를 봐서는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주별 투표수 증가 추이가 잘 보이지 않지요? 그래서 누계투표수와 주별투표수를 각각 따로 그래프로 그린 후 합쳐보았습니다. 아래 그래프 입니다.

붉은색 선을 보시면, 이제 6월말까지 저조하던 주별 투표수가 7월과 8월을 거쳐 가을동안 얼마나 가파르게 올라갔는지 보이시죠? 현재 알려진 것으로 9월말까지 1억 8백만건의 총 투표수는, 8월과 9월의 투표 추이를 반영하고, 9월 셋째주의 총 투표수가 10월과 11월 투표마감까지 이어졌다고 가정하면 결국 투표종료시점에 총 1억8천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알려진 바로는, 전화투표가 통화당 198원이었고, 문자투표가 165원이었다고 하니 계산을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저: 1억8천만 통화 x 165원 = 298억원
최고: 1억8천만 통화 x 198원 = 357억원

참고로, [1] 초반 몇 달 동안은 통화당 1천원이 훨씬 넘는 금액이었고, [2] 11월 투표마감까지 1억8천만 통화라는 숫자 역시 매우 보수적으로 추정된 점을 감안하고, [3] 제주도청/서귀포시청/제주시청을 제외한 사실상의 준 관청들이나 공기업과 외청들을 (이를테면 제주관광공사 같은 곳) 다 포함하면, 제주도의 순수행정비용만 대략 350억원~400억원 정도가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거야말로… 정말 ‘경이’롭지 않습니까? 제주도… 이 엄청난 전화 금액 어떻게 할 건가요? 혈세로 충당이 되겠습니까? 일각에서는 KT가 이 금액을 탕감해준다거나 할인해줄 수도 있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식의 짬짜미를 반대합니다. KT는 그동안 일반 서민들의 전화요금이 몇달만 밀려도 독촉전화를 하고 서비스를 끊겠다고 한 회사 아닙니까? 그런데, 이미 받았어야 할 전화요금을 아직 정산도 못하고 있다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소리만 되풀이하고 돈을 달라고 독촉도 하지 않는 듯 합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분명히 말해둡니다. 우근민 도지사를 비롯한 제주-7대경관 선정에 앞장선 분들은 사비를 갹출해서라도 반드시 전액을 정상납부 하시기 바랍니다. 도의회가 승인하고 도민들이 인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100억원이 되든, 200억원이 되든 알아서들 책임지시기 바랍니다. 당신들이 헛되이 쓸 거라고 마음먹은 그 행정전화요금이 바로 제주도민의 피와 눈물이라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좀 식상하지만, 그래도 이 싯구보다 더 적절한 것이 떠오르지 않아 옮겨둡니다.

金樽美酒千人血
玉盤嘉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4 Responses to 7대경관 제주 행정전화료 200억? 4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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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무명 says:

    2007년 기준 제주도 전체 공무원 수 7,518명.
    전화 투표 안할 거 같은 고위직 빼고 대충 7,000 명이라고 합시다.

    일주일에 1천5백만 통이면 나누기 7,518해서 1인당 2,142통 입니다. 주말은 쉬고 5일로 나누면 하루에 428통.

    1통에 대충 30초 걸린다고 치면 428/0.5 = 214분 = 3시간 34분.

    몇대인 지 모르겠지만 투표기계 24시간 돌린 거 감안해서 34분 빼주죠:-)

    하루에 3시간을 일 못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단순 손가락 노동 했다는 얘기. 이런 짓을 일주일도 아니고 몇 달을 지속 했다는 건데 북한에서나 가능 한 일.

    아래도 비용에 넣어야 함.

    – 전화 하면서 공무원이 받은 스트레스
    – 하루에 낭비한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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